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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곽동운 기자]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 산이나 들, 어디로든 떠나기 좋은 계절이다. 이제 곧 단풍철도 다가오지 않는가!

기왕 떠나는 여행, 테마를 가지고 떠나면 어떨까? 발 가는대로 떠나는 좌충우돌식의 여행도 좋지만 주제를 잡고 여행을 떠나보는 것이다. 산성(山城)기행, 폐사지 답사기행, 천주교 성지순례 등등... 이런 것들이 테마 여행이다.

이렇게 테마를 중심에 놓고 여행을 하다 보면 학습과 여행이 유기적으로 작동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산성 기행인 경우 '행주산성 → 서울성곽 → 공산성' 등으로 여행 일정을 계획 할 수 있다. 각 산성들을 탐방, 관찰한 후 서로 공통점과 차이점을 등을 살펴보는 것이다.

필자가 제안하는 테마 여행은 거대석불 탐방이다. 고려 전기시대에 집중적으로 제작된 거대한 석불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한때 필자는 거대한 석불들을 찾아다니며 '복'을 기원한 적이 있었다. 그때 복을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최소한 거대한 석불 앞에 섰을 때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바미안 석불에는 못 미치지만 그런 거대한 석불이 내 눈 앞에 떡하니 서 있으니 얼마나 든든하던지! 그래서 복스러운 함박웃음을 지었던 것이다.

한편 바미안 석불은 탈레반이 파괴해 지금은 흉물처럼 서 있지 않던가! 하지만 우리의 석불들은 천년의 세월을 꿋꿋이 견뎌내며 거리의 수호신처럼 서 있었다. 듬직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렇게 돌미륵을 찾아 여행을 떠났었다. 
  
복이 쌍으로 들어오려나? 파주 용미리 쌍둥이 석불

▲ 용미리마애이불입상  쌍미륵석불이라고도 불린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쌍둥 석불 형식이다. 왼쪽에 원립불을 쓰고 있는 상은 손에 연꽃을 들었는데 남성을 뜻한다. 오른쪽 방립불을 쓰고, 손을 합장한 상은 여성을 상징한다. 원립불은 말그대로 둥근 모자 형태이고, 방립모는 그에 비해 각이 진 모자 형태다.
ⓒ 곽동운

먼저 소개할 석불은 파주시 광탄면에 있는 용미리 쌍둥이 석불이다. 용미리, 용암사에 위치한 이 쌍둥이 석불의 공식명칭(문화재청)은 용미리마애이불입상이다. 이 석불은 서울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 대중교통으로도 편리하게 닿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서울에서 용미리로 가기 위해서는 혜음령이라는 고개를 넘어야 한다. 혜음령은 조선시대 한양에서 개성으로 넘어갈 때 거쳐야 했던 중요한 고개다. 그래서 혜음령 근처에는 벽제관이라는 역관(驛館)이 있었다. 그렇다. 용미리 일대는 한양에서 개성을 거쳐 평양, 의주로 향했던 의주대로가 있던 곳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이곳을 내왕했고, 쌍미륵에게 복을 기원했던 것이다.

장지산 기슭에 자리 잡은 용미리 쌍미륵은 자연석을 이용하여 제작되었다. 자연석을 몸통으로 삼아 조각을 새기고, 얼굴 부위는 따로 제작해 올렸다. 쌍미륵도 고려 전기시대의 다른 석불들처럼 인체 비례가 일치하지 않는다.

용미리 석불입상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남여 쌍미륵 형상이라 '다산(多産)'과 관련된 기원들을 많이 하러 온다고 한다. 즉, 아이를 낳고 싶어 하는 부부들이 많이 와서 기원을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쌍미륵과 관련된 설화도 '잉태'와 관련이 있다.  

그 전설로 들어가 보자. 고려 선종 때였다. 선종은 자식이 없어 원산궁주를 후궁으로 맞이했다. 하지만 원산궁주도 쉽게 잉태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다 어느 날 궁주가 이상한 꿈을 꾼다.

"우리는 장지산 남쪽 기슭에 있는 바위틈에 사는 사람들이다. 배가 고프니 먹을 것을 달라."

이런 내용의 꿈이었다. 꿈 이야기를 전해들은 선종은 장지산으로 사람을 보냈다. 그런데 궁주의 꿈처럼, 큰 바위 둘이 나란히 서 있었던 것이 아닌가! 그리하여 왕은 그 바위에다 미륵불을 조각하고, 그 옆쪽에 사찰을 세워 불공을 드렸다고 한다. 그런 정성이 전해졌는지 그해에 왕자인 한산후가 탄생했다고 한다.

고려 선종은 13대왕으로 1083년부터 1094년까지 왕위에 올랐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용미리석불입상도 고려 전기 때 제작된 것임이 유력해진다.

쌍미륵 앞에서 복을 기원하면 복이 두 배로 들어올까? 확실한 건 모르겠지만 쌍미륵 앞에 서면 함박웃음이 두 배로 지어질 것이다. 그렇게 웃다보면 복은 자연스럽게 들어올지 모른다. 

우리나라 최대 석불 '관촉사 은진미륵'

▲ 은진미륵 고려전기시대 제작된 대형 석불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관촉사 석불.
ⓒ 곽동운

이제 거대 석불을 찾아 충남 지역으로 가보자. 다음으로 탐방할 곳은 충남 논산에 있는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이다. 관촉사 석불은 관촉사 경내에 자리 잡고 있다. 관촉사는 반야산이라는 야트막한 산 중턱에 위치해 있는데 그곳에 올라서면 가까이는 계백장군 혼이 살아있는 황산벌이 보이고, 멀리는 계룡산과 대둔산이 보인다.

그렇게 전망이 좋은 곳에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이 굽어보고 있던 것이다. 한편 관촉사 석불은 은진미륵이라고도 불린다. 원래 그 지역의 명칭이 '은진'이었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이다.

보물 제218호인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은 높이가 18m가 넘는 우리나라 최대의 석불이다. 크기가 크기인지라 제작하는 데 무려 36년이나 걸렸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최대이고 긴 세월 동안 제작된 터라, 관촉사 석불에도 흥미로운 설화가 스며 있었다. 어느 날 반야산에 큰 바위가 불쑥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에 고려 조정은 그 바위로 불상을 만들 것을 결정하고 당대 최고 고승이던 혜명 스님에게 그 일을 맡겼다. 고려 광종 19년(968)에 시작된 석불 건립은 목종 9년(1006)에 가서야 완성됐다. 석불 제작은 다리, 몸통, 머리 세 부분으로 나뉘어서 제작이 됐는데 각 부분이 다 완성된 후 큰 문제가 발생했다. 각 부분들이 엄청나게 크고 무거운 터라 인력으로는 도저히 석불을 세울 수가 없었던 것이다.

혜명 스님의 고민은 깊어 갔다. 그러던 차에 스님은 아이들이 진흙 불상 놀이를 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거기서 힌트를 얻어 석불을 세웠다고 한다. 아이들도 다리, 몸통, 머리를 따로따로 제작하여 불상을 만들었는데 나중에 그것을 독특한 방법으로 합체를 했던 것이다. 먼저 다리를 세우고 그 주위를 모래로 채우고는 물을 뿌려 주위를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 뒤 비탈을 만들어 몸통을 굴려서 올렸다.

그렇게 모래비탈을 이용해서 진흙 석불을 장난감 로봇 만들 듯 3단으로 합체했다는 것이다.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모방했고, 결국 18m가 넘는 엄청난 규모의 석불이 세상에 드러나게 됐다. 이렇듯 은진 미륵불은 제작시기와 제작자가 명확한 석불이다.  

관촉사 석불도 고려 전기시대 작품답게(?) 인체 비례가 맞지 않는다. 대신 신체 부위를 시원시원하게 표현하였다. 머리, 손, 발 등이 아주 굵직하게 표현되었다. 인체비율을 중시했던 석불들이 정교한 디테일을 강조했다면, 은진미륵은 선이 굵은 디테일로 표현됐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손가락, 발가락까지 시원시원하게 표현되어 있어서 그런지, 관촉사 석불을 보고 있노라면 친근감이 밀려온다. 거대 석상에 압도된다기 보다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관촉사 일대도 예전에는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이었다. 옛 삼남대로가 이곳을 지나가기 때문이다. 그렇게 은진미륵은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한 곳에 서 있었다. 액운을 막아주고 마을의 안녕을 지키는 수호신처럼...

작은 사찰에 10미터가 넘는 큰 석불이?

▲ 대조사 석불 대조사 석불
ⓒ 곽동운

이제 충남 부여로 가보자. 부여군 임천면에는 대조사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도 거대한 석불이 있다. 대조사는 부여 천도를 위한 밑돌 역할을 해주는 중요한 사찰이었다. 백제 성왕이 천도를 앞두고 직접 대조사의 창건을 명했다고 하는데, 사찰터를 지목한 사람은 유명한 백제의 고승 겸익이라고 한다.

현재의 대조사는 작은 사찰이다. 하지만 그렇게 작은 사찰에 10미터가 넘는 큰 석불이 있다. 바로 대조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이 바로 그것이다. 대조사 석불도 고려 초기 작품이다. 그래서 정교성보다는 투박함이, 조화미보다는 개성이 넘쳤다. 얼핏 보면 우스꽝스러운 외모를 가지고 있는데 인체비례로 따지면 4등신에 가깝다고 한다.

은진미륵과 대조사 석불은 지리적으로 가깝게 위치해 있고, 또한 제작 시기나 규모가 유사하기 때문에 곧잘 같이 묶여 이야기된다. 또한 두 석상은 서로 비교가 되기도 한다. 은진 미륵이 뒷산과 좀 거리를 두고 평지 쪽으로 나와 있다면, 대조사 석불은 바로 옆쪽에 작은 언덕이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 언덕에서 뻗어 나온 소나무 가지가 석불에 우산처럼 드리운 형상을 하고 있다.

한편 석불 앞에 있는 법당에는 불상이 없다. 법당의 창문을 열면 큰 석불이 시원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도포를 두른 안동 이천동 석불?

▲ 이천동 석불 안동 이천동 석불
ⓒ 곽동운

이제는 경북 안동으로 가보자. 안동 시내에서 북쪽으로 5km쯤 떨어진 곳에 가보면 제비원이라는 곳이 있고, 그 뒤쪽으로 이천동 석불이라는 거대한 석불이 자리 잡고 있다. 지금은 공원으로 바뀌었지만 제비원(燕飛院)은 사람들이 여행길에 쉬어가던 일종의 여관이었던 원(院)이었다.

영남에서 충청도나 한양으로 갈 때에는 안동을 거쳐 소백산맥을 넘어야 했는데 그 길목에 제비원이 있었다. 그렇게 사람의 왕래가 빈번했던 곳에 거대한 석불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멀리서 보았을 때 이천동 석불은 도포를 두른 모습이었다. 큰 도포를 두르고 얼굴을 불쑥 내민 형상이었다. 뒤쪽의 무성한 수풀과 어우러져서 그런지, 자신을 다 드러내지 않고 적당히 노출(?)한 모습이었다.

안동 이천동 석불도 자연석을 이용하여 만든 석불이다. 용미리 쌍미륵처럼 몸통 부분과 머리 부분이 별개의 암석으로 제작된 독특한 형상을 하고 있다. 몸통 부분, 즉 필자가 도포를 둘렀다고 지칭한 큰 바위 상단 중앙에 머리 부분을 조각한 별개의 돌을 얹었다는 것이다. 단지 머리 부분만 조각하여 올렸을 뿐인데도 자연석인 몸통 부분이 서로 어우러져 일체형의 거대한 석불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석불 제작자의 지혜에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대목이다.

돌장승 같은 고려 전기시대의 대형석불들

이제까지 고려 전기에 제작된 대형 석불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봤다. 그렇다면 왜 고려 전기시대 사람들은 이처럼 대형 석불들을 만들었을까? 당시는 고려왕조 창건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호족들의 독특한 지방문화가 불교문화제에 투영된 시기였다. 활기차고 강건한 지방문화가 석불 건립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거대한 돌미륵을 탄생 시켰던 것이다.

그렇게 탄생된 대형 석불은 해당지역의 민간신앙까지 접목되어, 큰 장승을 세운 것처럼 형상화됐다. 거인 같은 미륵불이 마을입구나 왕래가 잦은 곳에 떡하니 서 있게 된 것이다. 요즘처럼 청명한 가을날. 전국에 산재한 돌미륵을 찾아 복을 기원해 보자. 그렇게 여행을 하다보면, 어쩌면 '복'된 테마 여행이 될 수도 있다. 여행도 하고, 유물답사도 할 수 있으니까!

※ 도움말 : 찾아가는 길

1. 용미리 쌍미륵: 서울 불광역에서 파주 광탄면행 버스에 탑승한 후 용암사에서 하차한다. 소요시간 약 50~60분 정도.

2. 논산 은진미륵: 논산 읍내에서 건양대행 버스에 탑승 후 관촉사에서 하차함. 읍내에서 관촉사까지는 도보로 약 40분 거리임. 약 3km 정도다. 그래서 택시를 타도 부담이 없음.

3. 대조사 석불: 부여군 읍내에서 임천행 버스 탑승. 임천면사무소에서 하차한 후 대조사로 이동. 면사무소에서 대조사까지는 도보로 20~30분 정도 소요됨.

4. 안동 이천동 석불: 안동 시내에서 제비원(연미사)행 버스 탑승. 시내에서 제비원까지는 약 5km 정도 떨어져 있음.

(출처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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